그래미 시상식에 핀 ‘흰 장미’…팝스타들도 ‘미투’ 연대_무료로 게임하면서 돈 버는 방법_krvip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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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난해 미국 할리우드에서 시작된 여배우들의 성폭력 피해 고발 캠페인인 '미투'(#MeToo) 바람이 올해 그래미상 시상식에까지 휘몰아쳤다.

성폭력 저항의 의미로 지난 7일 열린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레드카펫을 온통 검은 드레스 물결로 뒤덮었던 스타들은 어제 뉴욕에서 열린 미 음반업계 최고 권위의 상, 그래미 시상식을 이번엔 '흰 장미'로 장식했다.

흰 장미는 최근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주축이 돼 결성한 성폭력 공동대응 단체 '타임스 업'(Time's Up) 운동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보여주기 위한 상징물이다.

그동안 파격 의상을 선보여왔던 레이디 가가는 올해 검은색 드레스 차림에 가슴에 흰 장미를 꽂았다.

켈리 클라크슨은 검은색 드레스 차림에 흰 장미 한 송이를 손에 들었고, 컨츄리 여성 듀오 시크릿 시스터스는 더 큼지막한 장미를 가슴에 달고 등장했다.

왼쪽은 켈리 클라크슨, 오른쪽 시크릿 시스터스의 모습.
시상식 진행을 맡은 제임스 코든도 턱시도 차림에 흰 장미를 더했고, 앨런 휴스는 옷깃에 흰 장미 두송이를 달고 나와 "난 여성주의자"라고 말했다.

작곡가 다이앤 워런은 한쪽 손엔 '소녀(Girl)', 다른 한쪽엔 '힘(Power)'이라고 쓴 흰 장갑을 끼고 나왔다.

여성 래퍼 K.플레이는 검은색 턱시도 재킷에 꽃은 아니었지만 '타임스 업(Time's Up)' 핀을 달아 연대 의사를 전했다.

역시 타임즈 업 핀을 달고 나온 록밴드 이매진 드래곤스의 보컬 댄 레이놀즈는 "지금이 음악계 차별과 폭력에 대해 말하고, 부딪쳐서 바꿔야 할 때"라고 말했다.

그는 아티스트를 지망한다는 세 딸을 거론하며 "아빠로서 딸들을 위해 내가 바랄 수 있는 건 달라진 (음악계) 지형뿐"이라고 덧붙였다.

지난해 시상식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드레스를 입고 나왔던 조이 빌라는 커다란 무지개색의 자궁과 태아를 그려 넣은 '파격' 드레스를 또다시 선보였다.

한 손엔 '삶을 선택하라(Choose Life)'라고 쓰인 핸드백을 들고 머리엔 큰 왕관을 썼다.

레드카펫뿐만 아니라 무대에서도 반 성폭력 메시지는 계속됐다.

케샤는 신디 로퍼, 카멜라 카베요, 줄리아 마이클스, 안드라 데이 등과 함께 흰색 수트 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자신의 '프레잉(Praying)'을 노래했다.


케샤는 그 자신이 성폭력 피해자였다.

그는 전 프로듀서인 닥터 루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했고 결과적으로 패해 수년간 활동을 중단했지만, 팬들의 엄청난 지지를 받으며 지난해 복귀했다.

눈물과 함께 한 열창이 끝나고 동료들은 서로를 안아 위로했으며, 객석에서도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.

이들의 공연을 소개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가수 겸 배우 자넬 모네는 "우리에게 침묵하라고 감히 말하는 사람에게 '타임스 업'이란 두 단어를 제안한다"며 "할리우드나 워싱턴이 아니라 바로 여기, 음악계 얘기"라고 강조했다.

[사진출처 : AP·EPA=연합뉴스]